“아빠가 딸을 범죄자로 만들었다” 무면허 음주운전 딸에게 덮어씌운 아버지 논란

무면허 운전으로 사망사고 낸 운전자
딸한테 바꿔치기 하다가 경찰에게 덜미
유족 합의로 형량 절반으로 줄어, 징역 2년 6개월

60대 운전자 A씨, 무면허 운전으로 사망사고

60대 운전자 A씨가 무면허 운전 중 교통사고를 낸 후 운전자 바꿔치기를 시도해 피해자를 숨지게 한 혐의로 항소심에서 형량이 절반으로 줄었다.

춘천지검 강릉지원 형사1부는 특정범죄가중법상 도주치사, 도로교통법상 무면허 운전, 범인도피교사,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1심 징역 5년을 깨고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딸한테 운전자 바꿔치기 시도, 결국 들켰다
이미 음주운전으로 면허 취소된 전력 있어

사건은 지난 1월 9일 강릉시 신석동에서 A씨가 무면허 상태로 투싼 승용차를 운전하다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B씨를 치면서 발생했다.

사고 직후 A씨는 119에 신고하지 않은 채 피해자를 차량에 태워 딸을 만난 뒤, 딸에게 운전대를 넘기고 병원으로 향했으나 골든타임을 놓쳐 B씨는 숨졌다. A씨는 딸이 운전했다고 주장했으나, 경찰이 CCTV를 통해 운전자가 A씨임을 확인했다.

과거 음주운전 전력으로 면허 취소 상태였던 A씨는 사건 직후 유족과 경찰, 보험사에 딸이 운전했다고 속였으나 경찰의 증거 제시에 범행을 인정했다. 이후 검찰은 A씨가 무면허 운전을 상습적으로 해온 사실을 추가로 밝혀내고 구속했다.

기존 징역 5년이 2년 6개월로

1심은 “피해자 유족에게 1억 원을 공탁했으나, 무면허 운전으로 사망 사고를 낸 죄책이 매우 무겁다”며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이에 A씨는 사고 후 피해자를 병원으로 이송하고 경찰에 인적 사항을 제공했으므로 도주가 아니라는 이유로 항소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사고 직후 즉각 병원으로 이동하지 않고 운전자를 바꾸기 위해 시간을 지체한 점, 경찰에게 ‘동승자’로 신분을 속인 점 등을 근거로 도주치사 혐의를 인정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 유족과의 추가 합의와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 유족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힌 점을 들어 형량을 대폭 감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