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이 숨졌는데 고작?” 법이 이렇게 가벼운데 음주 운전 안 할 수 있나

음주운전 사망사고, 징역 13년 선고
도주 후 구호조치 없는 가해자에 중형
네티즌 “음주운전은 살인, 강력 처벌해야”

음주운전 사망사고로 고등학생 숨지게 한 남성
징역 13년 확정

술에 취한 채 시속 130㎞로 차량을 몰다 고등학생을 치어 숨지게 하고 도주한 30대 남성에게 징역 13년이 확정됐다.

4일 지역 법조계에 따르면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사),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자동차 손해배상 보장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씨(36)는 대전지법에 상소권포기서를 제출했다.

검찰 또한 상고를 제기하지 않으면서 A씨에게 선고된 징역 13년이 확정됐다.

음주운전과 과속, 구호조치 없이 도주

A씨는 지난 3월 21일 오후 8시 40분경 충남 천안 서북구 부대동의 한 삼거리에서 술을 마신 상태로 시속 130㎞로 주행하다 횡단보도를 건너던 고등학생 B군(17)을 치어 숨지게 했다.

사고 직후 A씨는 구호조치를 취하지 않고 약 1.8㎞를 더 도주하다 가로수를 들이받고 나서야 멈췄다.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19%로, 면허 취소 기준(0.08%)을 훨씬 넘은 상태였다. 평택에서 음주한 그는 약 22㎞를 운전하며 위험천만한 상태로 도로를 질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1심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인 “횡단보도 보행자 신호가 적색이었다”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사고 이전부터 신호를 수차례 무시하며 과속 및 난폭운전을 한 점을 고려하면 신호가 사고에 미친 영향은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한 “학교에서 자습을 마치고 귀가하던 피해자가 숨지는 사고를 일으키고도 도주했다는 점, 2차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제2, 제3의 피해가 우려될 만큼 위험한 상황이었다는 점”을 이유로 징역 13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 역시 “피고인이 사고 후 구호조치를 취하기는커녕 욕설을 내뱉으며 속력을 줄이지 않았고, 진지한 반성을 하는지 의문”이라며 항소를 기각했다.

네티즌들의 분노

A씨의 음주운전과 도주 행위가 알려지면서 네티즌들은 강한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음주운전으로 사람을 숨지게 하고도 13년형에 그친 판결에 대해 “피해자와 가족의 삶은 끝났는데, 가해자는 돌아올 기회를 얻었다”며 형량이 가볍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또한 “구호조치는커녕 도주하고 욕설까지 했다니 인간의 탈을 쓴 괴물이다”라며 가해자의 태도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일부 네티즌은 “음주운전은 살인과 같다. 법정 최고형을 적용해 음주운전의 폐해를 강력히 알릴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며 음주운전 사고에 대한 처벌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미성년자인 고등학생의 생명을 앗아간 사건이라는 점에서 “이런 가해자에게 13년 형이 과연 공정한가”라는 반응도 이어졌다.

음주운전 사고로 무고한 생명을 잃은 사건이 반복되며 더욱 강력한 처벌과 예방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