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깝지만 운전자도 억울…” 만취 남성, 골목길에 누워 있다 차량에 깔려 사망

만취로 길에 누운 50대, 차에 깔려 사망
운전자 주의 의무 vs 피해자 과실
도로 위 만취 사고, 경각심의 필요성

골목길 비극…만취 상태로 누운 50대 남성 사망

부산 해운대구에서 만취 상태로 골목길에 누워 있던 50대 남성이 SUV 차량에 깔려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31일 오전 0시 30분, 해운대구 좌동의 한 골목길에서 50대 남성 A씨가 SUV 차량의 바퀴에 깔려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목숨을 잃었다.

사고 당시 A씨는 술에 취해 비틀거리며 골목길을 걷던 중 교차로 근처 길바닥에 누운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골목길은 조명이 밝지 않아 운전자 시야 확보가 어려운 상태였던 것으로 보인다. 우회전하던 SUV 운전자는 “피해자가 누워 있는 것을 보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SUV 운전자의 진술과 현장 주변 CCTV 영상 분석을 통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만취로 인한 도로 사고, 어디까지 책임질까?

이번 사고는 만취 상태로 인한 피해자의 과실과 운전자의 주의 의무가 충돌하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피해자가 술에 취해 길바닥에 누운 것이 사고 원인으로 작용한 만큼 사망 사고에 대한 책임이 피해자와 운전자 간 어떻게 분배될지가 관건이다.

만취 상태로 도로에 누워 발생한 사고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법적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1. 도로 위 누운 피해자 사고, 운전자 무죄 판결 사례
   2017년 대법원은 도로 위에 누워 있던 만취자와 충돌한 운전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법원은 “운전자가 보행자 식별이 불가능한 상태였고, 피해자가 누운 위치가 도로변으로 예상치 못한 곳이었다”며 운전자의 주의 의무를 제한적으로 인정했다.
   
2. 골목길 만취 사고, 과실 일부 인정 사례
   2020년 지방 법원에서는 골목길에서 만취 상태로 누워 있던 보행자를 치어 사망에 이르게 한 운전자가 일부 과실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법원은 “좁은 골목길의 특성을 고려해 운전자가 충분히 주의했어야 한다”며 과실 책임을 20%로 제한했다.

법적 쟁점: 주의 의무와 과실 분배

이러한 사고의 판례에서 법원은 운전자의 주의 의무와 피해자의 과실을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만취 상태로 도로에 누운 피해자의 행위는 일반적으로 중대한 과실로 간주되지만 골목길이나 좁은 도로와 같은 환경에서는 운전자의 주의 의무가 추가로 요구될 수 있다.

이번 부산 사고에서도 골목길이라는 장소적 특성과 차량 속도, 조명 상태 등 운전자의 주의 의무가 충분히 다해졌는지 여부가 법적 판단의 주요 기준이 될 전망이다.

경찰은 이러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음주 상태로 거리를 배회하거나 위험 행동을 하는 보행자에 대한 경고 및 관리 시스템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